서울에서도 독특한 장소성을 지닌 대지에 수준 높은 문화적 프로그램을 담아야 하는 현상 설계에 걸맞게 국내는 물론 해외 건축가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였다.
본인의 관심은 “이건희 기증관이 건립된 후에 어떠한 도시 풍경이 펼쳐질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참가작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스펙터클한(spectacle) 풍경과 내러티브한 (narrative) 풍경이 그것이다. 스펙터클한 풍경은 마치 웅변하듯 드러나는 풍경이고 내러티브한 풍경은 나지막하게 속삭이는 듯한 풍경이다.
이번 현상 설계는 이 두 풍경의 싸움이었다고 본다. “어떤 풍경이 더 우위에 있냐?” 하는 싸움이 아니라 “어떤 풍경이 이 땅에 더 적합하냐?”의 싸움이었다.
5등작은 합리적인 평면과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시스템에 더 집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땅에 관한 이야기가 적었던 것 같다. 4등작은 두 개의 박스로 도시적 맥락을 잘 짚은 프로젝트이다. 합리적으로 공원과 율곡로3길에 잘 대응하고 두 도시 공간을 잘 연결해 주고 있다. 다만 송현공원에서 바라본 왼쪽 박스의 모습이 베를린의 한 건물을 연상케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3등작은 스펙터클한 풍경의 결정판이라고 볼 수 있다. 강한 개념을 간결한 구조 시스템이 뒷받침하고 있다. 송현공원을 향한 내부 공간이 율곡로3길로 흘러내려서 관통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만드는 풍경은 송현문화공원에도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다만 심사위원들이 내러티브한 풍경을 선호했을 뿐이다. 2등작은 본질적으로는 스펙터클한 풍경이지만 내러티브한 풍경도 겸비한 프로젝트이다. 기존 골목길을 건물 내부로 끌어들인 설정은 도시적으로 훌륭하게 작동하고 있다. 다만 이 프로젝트가 제시하는 도시적 풍경이 스펙터클한 풍경에 가까워 당선작이 되지 못하였다.
당선작은 처음부터 본인의 눈길을 사로잡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3개의 매스를 도시의 맥락 속에 던져 놓고 매스와 매스의 사이 공간을 통하여 도시와 공원 그리고 인왕산을 다양한 풍경으로 경험하게 하는 설정은 점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땅을 밟으며 느끼는 도시 풍경은 기증관 관람객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마음껏 누릴 수 있어 이 당선안이 가장 공공적인 성격의 프로젝트라고 생각된다. 도시적인 풍경의 관점에서도 당선안이 땅의 흔적과 역사를 음미할 수 있는 가장 내러티브한 프로젝트여서 심사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이 프로젝트를 당선작으로 선정한 것 같다.
이건희 기증관을 품격있는 건축물로 탄생시키기 위하여 발주처에 다음 두 가지를 당부드리고 싶다. 첫째로 추가 공사비 확보에 관한 것이다. 책정된 예정 공사비는 당선작을 건강하고 품격 있는 건축물로 구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국민의 혈세를 사치스러운 건축물을 지어서 낭비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기증관이라는 건물의 특성상 일반 건축물과는 다르게 추가로 들어가는 공사 항목들이 있는데 상설 전시공간의 인테리어 공사, 전시공간의 항온항습공사, 수장고의 인테리어 및 항온항습공사, 기타 도서관, 서점, 카페테리아, 뮤지엄샆 인테리어 공사 등이 그것이다. 이 공사비를 추가로 확보해서 건강하고 품격있는 이건희 기증관이 세워지길 기대한다. 둘째는 앞으로 송현문화공원 조성을 주관할 서울특별시와 잘 협의해서 이건희 기증관과 송현문화공원이 조화롭게 하나의 도시 공간이 되어 품격있는 서울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시길 부탁한다.
당선작 | 시간의 회복 | ㈜제제합 건축사사무소 |
2등 | 미술관 길을 품다 땅의 역사 문화로 동화되다. |
㈜제이유 건축사사무소, 허서구건축사사무소, ㈜건축사사무소, 알오에이아키텍츠 |
3등 | 하늘, 땅 그리고 사람들의 "그 곳" | 이진욱건축사사무소, 건축사사무소 하, 스튜디오 음 건축사사무소 |
4등 | 선의 은유 : 중첩된 풍경 | ㈜건축사사무소 원우건축 |
5등 | Urban Corridor 역사와 문화를 연결하는 입체적 경계의 풍경 |
건축사사무소닷킴(주), Soo Young Park Architekt SIA |
당선작 | 시간의 회복 |
절제되고 겸손한 디자인으로, 주변의 전통 건물에서 영감을 얻은 ㅁ자 형태를 세 개의 매스로 유형화하여 배치했다. 이 매스들은 서로 엇갈리게 놓여 있어 주변 공간에 위압감을 주지 않으며, 율곡로 3길 방향에는 골목과 어우러지는 리듬감을 더하고 있다. 각 매스의 상부는 전시관으로 사용되며, 이동 동선과 전시 공간의 흐름이 인상적이다. ㅁ자형 매스의 중앙부는 중정과 전망대와 같은 특징적인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장소의 기억과 부지의 정체성을 건물의 입면 외피와 내부·외부 공간 디자인에 반영하려는 의도가 돋보인다.
100년의 부재: 품위있는 프로젝트이다. 세개의 큐브가 주변과 정교하게 맞물려 안정감있는 도시 환경을 부여할 것이며 그 구성이 내부로 치밀하게 전개되어 짜임새를 더한다. 공간 또한 단순함과 풍부함을 동시에 내포하여 수평동선과 수직 동선의 구성이 버릴 곳이 없다. 재료의 쓰임새 또한 형식에 어긋나지 않게 적절하다. 무엇보다 이 시대에 이 곳에 들어서 손색없어 보인다. 당선작은 지금의 세태에 던지는 메시지도 함유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건축에 내면의 힘은 앞서 말한 것들에서 나오는 것일 것이다. 이 장소와 테마에 충분히 조응하는 프로젝트라고 믿는다. 기대를 갖게한다.
세 개로 나뉘어진 매스가 주변과 조화를 이룸과 동시에, ㅁ자형 공간에 적절하게 배분된 전시공간과 각각의 전시장 사이에서 공원을 발견할수 있도록 장치해둔 브릿지와 창문들이 적절하고 탁월했음. 세 개의 나뉘어진 탄화목을 활용한 어두운 박스들이 묵직한 수묵화를 연상시키며, 경복궁 그리고 다른 박물관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도시의 시가적 문화적 아이콘으로 제공될것으로 판단됨. 풍부한 외부공간, 내부의 오밀조밀한 휴게공간, 옥상의 데크에서 펼쳐질 공원의 뷰등이 관람객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생각됨.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동안 적은 예산, 공원 지하주차장부분과의 조율등으로 인해 디자인 비전이 손상되지 않고 유지되길 바람.
건축적 제안뿐만 아니라 프레젠테이션의 분위기까지, 제출안의 모든 부분이 건축가의 의도를 명확히 보여주는 좋은 제안이다. 송현부지 위로 드러나는 세 덩어리의 배치와 연결, 공간적 경험은 시적이고 우아한 반면, 세 덩어리가 연결되어 있는 지상1층과 지하의 계획은 매우 합리적이고 실용적이다. 국내산 간벌목재를 활용해 제안한 외장재 역시 미려할 뿐 아니라 실질적인 구현방법이 잘 계획되어 있다. 화려한 외관이나 과격한 형태적 제스쳐 없이도 상당한 존재감을 당당히 드러내는 우수한 제안이다.
보통 한국의 현상설계공모전에서 분동형의 안들은 당선이 되는 경우는 적은 편이다. 특히나 프로그램을 순수하게 드러내는 단순한 박스형태의 분동형의 안들은 더욱 그렇다. 이러한 접근은 건축적 위용이나 드라마틱한 뷰를 보이지 않고, 보편적인 접근으로 인식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67번이 보여준 건축적 완결성을 지닌 우수함도 있지만 그 가치를 섬세히 읽어낸 심사위원들의 안목이 당선까지 가게 하였던 것이 아닌가 한다.
세개의 중정형 박스의 배치는 대상지 주변의 경복궁과 전통한옥 군들이 이루어왔던 배치로부터 이어진 도시맥락적 서사를 가지며 그 의미가 명징하게 전달되었다. 동일한 크기의 박스들은 단순한 배치를 넘어 공예박물관의 모습을 절묘하게 보여주는 섬세한 접근으로 기존의 도시조직과 조화롭게 와닿았다. 이건희 기증관이 가지는 특징인 박물관이자 미술관의 프로그램의 본질을 충실하게 담아내면서 송현동 땅에 배어져있던 질곡의 역사를 가장 단순하지만 겸허한 자세의 건축어휘로 깊이있게 전달하는 안이었다. 이 건축이 만들어낸 경계를 마주하면 왠지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걸어 잠시잠깐 사유의 시간을 갖게 할 것 같다. 거대한 건축이 만들어낼 수 있는 내부화된 열린 커뮤니티홀이 아닌, 이미 펼쳐져 있는 송현공원을 열린 커뮤니티 장소로 있는 그대로 두고 마치 몸으로 송현의 이야기를 하듯 도시의 일상과 마주하는 존재로서의 건축을 기대하게끔 하는 작품이었다.
This is a sophisticated and nuanced design and a worthy winner. The architects clearly understood the diversity and contemplative characteristics necessary for spaces that could do justice to the Lee Kun Hee collection. I particularly liked the use of charred local pine on the facades – a renewable material whose deployment here not only has echoes of traditional construction but demonstrates leadership in environmental stewardship, an important quality entirely absent from the entries of most competitors. The design shows grace and poise, a convincing sequence of spatial experiences, and – in refreshing contrast to most of the other schemes – a quiet self-confidence and sophistication that communicates without bombast the significance of Korean culture from past to present.
이 디자인은 정교하고 섬세하며, 그 자체로 훌륭한 수상작입니다. 건축가들은 이건희 컬렉션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 공간에 필요한 다양성과 사색적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특히 외관에 사용된 숯으로 그을린 지역 소나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는 전통 건축의 여운을 주면서도, 환경 관리의 선도적인 역할을 보여주는 재생 가능한 소재입니다. 이는 대부분 경쟁작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중요한 특성입니다. 이 디자인은 우아함과 침착함을 나타내며, 연속적인 공간 경험을 설득력 있게 제공합니다. 대다수의 다른 디자인과 상반되게, 한국 문화의 과거와 현재의 중요성을 과장하지 않고 조용히 전달하는 자신감과 세련됨을 지니고 있습니다.
2등 |
미술관 길을 품다 땅의 역사 문화로 동화되다. |
계획안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복도는 공간을 기능적으로 나누며, 율곡로 3길 쪽에는 작은 매스를, 송현공원 쪽에는 큰 전시공간을 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 복도는 명확한 연결 통로로만 기능해, 관람객의 휴식이나 완충공간으로 활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1, 2층 전시공간은 송현공원과의 시각적 연계를 강조하지만, 공원에서 바라본 세라믹 입면은 지나치게 단순하고, 건물의 규모는 너무 크고 길게 느껴진다. 또한, 전시장과 공원을 잇는 송현계곡길은 외부 통로로서의 역할 외에 공공성을 갖춘 공용 공간으로 기능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미술관 길을 품다: 제목이 짐작케 하듯 온고당 길의 이어짐과 공원의 열린 경관을 분명히 구분하여 각자의 특성을 살리고자한 작품이다. 인왕산을 향해 전개되는 경관의 파노라마와 앞에 형성되어 넓은 공원에 낮고 길게 대응하는 매스가 인상적이고 분명한 표정을 사이트에 부여한다. 반면 온고당길에 면한 프로그램들의 전개가 다소 불분명하다. 길쪽과 공원쪽의 켜를 명확히 구분하겠다는 전제가 평면과 공간의 전개가 제약을 주는 듯하여 분리 대응이라는 강박에서 벗어 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남측과 북측에 조성된 광장을 통해 크게 열린 외부공간, 남북을 연결하는 3개의 길, 특히, 전시공간과 서비스 시설들을 엮어낸 돌담길의 배치가 우수했음. 남북으로 놓인 돌담길을 중심으로 동측에 작은 매스들을 배치하여 57번지 건물과 유사한 비례의 매스들을 배치하여, 율곡로를 자연스럽게 조성하고, 서측으로 공원을 향해 열린 전시장으로 수평적이고 상징적인 매스와 판으로 적절한 조화를 이루게 한 것이 우수했음. 다만 전시장의 단조로운 구성과 서측을 향해 열린 구조가 다소 아쉬움.
지침에 충실한 제안이다. 건물의 중앙에 새로이 형성한 벽을 기준으로 공원쪽과 길쪽을 나누어 덩어리와 프로그램을 분리해 배치한 것은 유효한 전략이다. 인사동쪽에서 진입하는 광장과 송현부지 공원 레벨을 연결한 방식은 모든 제출안 중 가장 자연스럽고 우수하다. 세라믹과 화이트 콘크리트의 재질이 어울릴지, 잘 구현이 될지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이 남는다. 가장 아쉬운 점은 지하1층과 2층의 전시실 서측 입면전체가 투명한 유리라는 점인데, 영구적으로, 혹은 매 전시설치를 할 때마다 벽을 세워야만 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랬을 시 진입광장 및 송현부지에서 바라보는 날렵한 외관은 답답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제출안들 중에서 가장 매스의 스케일와 밸런싱이 좋은 안이었다. 평면적 매스의 분절 뿐아니라 입면과 단면에 보여주는 분절역시 아름다운 비율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이건희 기증관의 각 프로그램과도 잘 일치하여 안정적인 운영과 건축가의 의도된 경험이 방문자들에게 잘 전달될 안이었다. 이런 접근이 총체적으로 만들어낸 전면광장의 모습은 송현공원과의 레벨차도 자연스럽게 해결하여 일상의 도시가 가장 직접적으로 만나는 첫대면의 이건희 기증관을 안정적이면서 사람들을 편안하게 수용하는 안이었다. 송현공원에서 소나무숲 사이로 보이는 이건희 기증관의 전경은 한편의 수묵화를 상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This is a beautiful scheme with many excellent qualities and was just pipped-to-the-post by the winner. It would have made a worthy Lee Kun Hee museum. The sequence of interior spaces is sophisticated and compelling, with a linear stone wall providing both a historic metaphor of division and boundary while providing an elegant spatial and wayfinding anchor.
이 디자인은 아름다우며 여러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수상작에 근소하게 뒤처졌습니다. 이건희 박물관으로서 충분히 가치 있는 작품이었을 것입니다. 내부 공간의 연속성은 정교하고 매력적이며, 선형 석재 벽이 역사적 분할과 경계의 은유를 제공하는 동시에 우아한 공간적 지주 역할과 길찾기 기능을 합니다.
3등 | 하늘, 땅 그리고 사람들의 "그 곳" |
하늘, 땅, 사람들의 장소라는 개념적 언어를 공간 형태로 변환한 디자인이다. 열 개의 주기둥이 거대한 지붕 구조를 지탱하며, 공원 방향을 포함한 3면으로 계단형 야외 전시 공간을 배치해 공원과의 연계를 명확히 의도하고 있다. 다만, 이 계단형 전시 공간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거대한 지붕 구조는 주변 건물들과의 규모나 문맥을 고려했을 때 과도한 디자인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공원 방향의 개방성과 조망에 중점을 두는 반면, 율곡로 3길과 그 주변 문맥에 대한 고려는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하늘,땅 그리고 사람들의 “그 곳” : 10개의 pier위에 얹혀진 긴 매스가 상설 전시와 특별 전시장을 담고 있다. 지층에 형성되는 4m 높이로 계단형으로 들어 올려진 전시공간은 3층의 긴 매스와 함께 서쪽으로 펼쳐지는 경관에 대한 큰 제스춰이다. 거시적 틀로 보면 가까운 주변과 먼 경치를 담아내는 동시에 사람들의 흐름이 잘 읽히는 공간구조이다. 큰 획을 그어 서울의 지형을 읽게 해준다. 단 서측으로 열리는 수평의 커다란 커튼월을 위시하여 실현과정에서의 현실적 문제와 그려진 이상이 온전히 일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을 지울 수 없는 안이다.
공원을 바라보고 넓게 열린 1층공간과 독보적이고 상징적인 하얀매스가 강력함. 특히, 주차장 상부의 수공간과 느슨한 계단으로 조성된 야외전시공간, 느슨한 계단으로 펼쳐진 내부 로비공간, 피어구조로 부유한 전시공간이 탁월했음. 다만 서측의 깊은 자연광과의 관계에 치밀함과 전시공간과의 관계가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됨.
미술관의 지붕을 랜드스케이프화 해서 직접적으로 송현부지의 공원과 연결을 시도한 여러 제안과 달리, 미술관 내부의 바닥지형이 융기하는 방식으로 공원과 미술관을 점진적이고 자연스레 연결한 제스쳐는 가장 독특하고 유효하다. 명확한 구조적 개념와 힘있는 외관이 인상적이다. 질의응답과정을 통해 패널과 보고서에서 보이는 것보다도 많은 부분을 세심하게 계획했음을 느낄 수 있다.
거대하게 비워진 송현공원과 좁고 기다란 한계를 가진 대상지가 만나는 접점, 그부분은 이번 이건희기증관 현상설계공모의 가장 큰 혜안이 필요한 부분이었을 것이다. 그 부분에서 송현공원과 새로 지어지는 건축의 경계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제안한 안이었다. 보통 건축이 만들어내는 경계에서 외부는 ‘바라봄’ 이라는 수동적인 행위의 공간들이며 내부와 외부는 그 경계가 여전히 선명하다. 그러나 16번안은 그 이차원적인 경계성을 넘어섰다. 공원쪽에서는 하부에 지하주차장이 만들어내는 한계를 더 적극적으로 수공간을 만들어 그 경계를 건축내부로 연결시키고 수공간에 반사되는 건축은 동시에 건축이 공원쪽으로 확장되는 효과를 만들었다. 이 수공간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건축내부의 언덕은 하늘로 띄워진 이건희 상설전시관과 그 사이의 사람들을 위한 열린공간에 입체적 지면을 형성하면서 자연스럽게 공원의 지형과 연결되는 건축화된 공간을 제시하는 안이었다. 10개의 거대컬럼으로 구조적 구축성에서 건축적 도전도 높게 평가되는 작품이다. 땅, 사람, 하늘 이라는 건축가의 개념이 명료하게 건축화된 작품이었으며, 이건희기증관의 프로그램과도 합일되며, 그것이 자아내는 강함과 서정성이 동시에 전달되어 송현의 땅에 지어졌을 때 특별한 장소로서 기대되었던 작품이었다.
This scheme has a powerful and clear diagram and an elegantly composed execution. It would have made an iconic museum, but in my opinion the interesting metaphorical concept of the sky, the earth and the people was not realized with sufficient dexterity; the scale and bravura of the elevated megastructure overwhelms the subtlety and diversity of the Lee Kun Hee collection itself while the public lobby spaces seem over-scaled and over-played. I am also skeptical of the degree of glazing transparency illustrated in the renderings, which would be technically challenging to achieve with sufficient elegance at this budget and with an acceptable level of thermal performance in this climate.
이 디자인은 강력하고 명확한 다이어그램과 우아하게 구성된 실행이 특징입니다. 상징적인 박물관이 되었을 것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하늘, 땅, 사람이라는 흥미로운 은유적 개념이 충분히 섬세하게 구현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높이 솟은 메가 구조물의 규모와 위엄이 이건희 컬렉션의 섬세함과 다양성을 압도하며, 공공 로비 공간은 지나치게 크고 과장된 느낌을 줍니다. 또한 렌더링에서 보여지는 유리 투명도의 수준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이 예산과 이 기후에서 충분한 우아함과 적절한 열 성능을 달성하기에는 기술적으로 도전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4등 | 선의 은유 : 중첩된 풍경 |
이 계획은 인근 공예박물관과의 연계를 고려해 두 매스 사이에 마당을 배치한 형태다. 1, 2층의 주요 공간은 전시관이 아닌 도서관, 영화관, 사무공간, 교육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시공간은 1층에 일부 기획전시실을, 지하 1층에 상설전시실을 배치해 주 기능과 부 기능의 위치가 뒤바뀐 느낌을 준다. 상설 전시실도 여러 형태로 평면이 분할되어 있어 다양한 전시기획에 융통성을 부여하기 어려워 보인다. 강렬한 수평적 요소가 눈에 띄는 가운데, 건축가는 "선의 은유"라는 다소 설명이 부족한 개념을 제안하고 있다.
선의 은유: 제법 두터운 두개의 장방형 지붕이 주변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힘을 가진 작품이다. 지붕 밑으로 전개 되는 공간의 시퀀스도 훌륭하다. 토론과정에 제시된 건축 랭귀지가 다소 답보적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시절이 지난 건축 어휘일 수 있겠느냐는 질문일 것이다. 그러나 건축의 공간 및 도시적 제어력은 충분히 있어 존재감에 대한 의구심은 없다.
공원과의 단차를 활용해 부유하듯 놓여진 두 개의 수평적인 지붕의 비례가 탁월했음. 다만, 전시공간에 서비스공간(코어,화장실)이 간섭되며, 효과적인 전시동선과 전시공간구성이 어려워 보이는 부분이 아쉬움.
건물을 두덩어리로 분리하고, 높이를 낮춰 송현부지 공원에서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게 계획한 점이 좋다. 그러나, 건물을 큰 두 덩어리로 배치하다보니 대지내의 외부공간은 열악해지고, 송현부지 공원과 율곡로3길의 수직적 연결법의 경험은 아쉬움이 남는다.
송현의 오랫동안 굳게 닫혔던 땅이 공원으로 열렸을 때 복잡한 도시의 일상에 평온한 너른 평야를 얻는 기분이었다. 그 넓게 비워진 송현공원이 주던 느낌의 연장으로 35번 안이 제안한 단순한 선과 열린 공간만으로 구성한 접근은 송현 공원이 주던 수평성이 건축적으로 잘 전달된 안이었다. 전면의 매스는 단순하게 단층으로 수평성이 강조되어 그 의미가 건축가의 의도가 잘 전달되었으며, 후면의 매스의 수평분절은 아름다운 비례를 가진 안이었다. 단순한 지붕선과 그 사이 열린공간의 구성은 두개의 매스로 분절되어 긴 대지를 가로로 관통하는 연결공간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곳이 관여할 수 없는 대상지에 속하지 않은 카페가 위치하는 것이 과연 괜찮을까 하는 의심의 평들이 있었으며 이 작품의 기본개념인 ‘열린 미술관’이 이건희기증관이 가지는 특성인 박물관이면서 미술관인 운영에 적절할 것인가 하는 평이 남았던 작품이었다.
This entry shows many lovely moments, including its subtle massing, color and material choices, deft integration into the site, and some really wonderful interior spaces. However, it seems unfinished to me: there is insufficient attention paid to integration with the landscape both around the building and on its green roofs, which are rendered with very little evidence of planting, grasses or trees. The pigmented concrete concept seems underdeveloped and lacking in any detail, and a vexing choice given the very high embodied carbon of concrete. Given the importance of the fifth elevation and its visibility /accessibility, the roof is underdeveloped and the tiny basement space for air handling units did not give me any confidence that the roofscape would remain MEP-free through further development.
이 작품은 섬세한 질감, 색상 및 소재 선택, 사이트와의 능숙한 통합, 그리고 정말 멋진 내부 공간 등 많은 아름다운 순간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 듭니다. 건물 주변의 경관 및 녹색 지붕과의 통합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보이며, 녹화된 식물, 풀, 나무가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색이 입혀진 콘크리트 개념은 발전이 미흡하고 세부 사항이 부족하며, 콘크리트의 높은 탄소 발자국을 고려할 때 우려스러운 선택입니다. 다섯 번째 외벽의 중요성과 가시성/접근성을 감안할 때, 지붕은 미흡하게 개발되었고 공기 처리 장치를 위한 작은 지하 공간은 지붕 경관이 향후 개발에서도 MEP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 않았습니다.
5등 |
Urban Corridor 역사와 문화를 연결하는 입체적 경계의 풍경 |
매스가 기능적으로 잘 배분되어 있으며, 부지의 진입부에 비교적 큰 공원을 조성해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전시장은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계획되었다. 주요 개념으로 열린 경계의 회랑을 강조하고 있지만, 통로 외의 공용 공간으로서 회랑이 사회적 공공성을 가지는지 그 가능성을 갸름하기는 어렵다. 송현공원 앞 건물의 사선 입면 디자인은 거대하지만 디자인 언어나 표현이 단조롭고 고루하게 느껴지며, 건축가가 언급한 시스템적 건축이라는 개념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Urban corridor: 평면의 마디마디가 독립적으로 분절되어 전체 시스템이 잘 보인다. 분절된 요소들의 조합도 합리적이고 균형잡혀 있다. 다만 지나치게 커다란 면적으로 할애된 전시장의 덩어리들이 추후 큐레이팅에 저해 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이 안 역시 서측으로 난 공용 부분을 담는 아트리움이 서쪽의 오후 빛을 감당하기 힘들어 보인다. 하이테크의 미학을 견지하는 건축어휘의 제시라면 이런 약점을 보완할 대안이 병행했어야 할 것이다.
남측에 배치된 광장과, 전시장의 유연한 계획인 우수했음. 다만 대지의 고저차를 적용하지 않은 부분과 많은 출입구로 인해 기증관의 운영이 비효율적으로 판단되어 아쉬움.
코어의 배치가 개념적으로 명쾌하고, 전시실을 율곡로3길쪽에 배치한 것 또한 좋은 전략이다. 하지만 서향빛을 받는 거대한 아트리움이나 산발적으로 배치된 수 많은 진입구들의 실효성에는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다. 단면적인 대지계획은 큰 아쉬움이 남는다. 다른 66개의 제출안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대지 및 주변의 레벨은 조정하고 계획하며 송현부지와 율곡로3길의 연결을 고민한 반면, 본 제출안은 대지 및 송현부지를 평지로 가정하고 계획함으로서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 되고 말았다.
이번 현상설계공모의 심사에 있어서 심사위원들이 어느정도 정해진 해답을 가지고 심사에 임한것이 아닌 각 제안된 개념을 존중하며 그 개념의 가능성, 완성도를 예측하면서 선정에 임했었다. 그런 차원에서 65번안은 다른 접근의 안이어서 선택되었던 안이었다. 그러나 65안의 접근이기에 예상되었던 이건희 기증관의 프로그램과의 적합성, 대상지주변과의 조화의 불협화음은 프리젠테이션 발표와 Q & A 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났다. 다른 안에 비해서 대상지에 대한 분석과 이해, 프로그램과의 적합성에서 낮은 깊이를 보이는 안이었다. 기대의 오류가 발견되었던 작품이었다.
This scheme lacks real-world practicality and its predominantly-glass character would perform poorly in terms of very large energy gains and losses through the envelope, and very high levels of glare and excessive daylight illumination (I did not see any daylight analysis to mitigate this concern). Good museums need walls and diverse spaces, carefully controlled daylight, and sufficiently controlled acoustics – this scheme has none of these qualities. The so-called black box does not work – theater spaces need walls with mass to prevent noise break-out /break-in, and sound-and-light-locks to allow people to enter and exit without disturbing a performance underway, and curtains are not a solution to any of these demands. Finally, the design included numerous lobby spaces, two separate cafes, two separate museum stores, and an impractical number of entry and exit doors – taken together this indicates that the designer has not taken into account the practicalities, security considerations and staffing costs of operating a museum.
이 디자인은 실제적인 실용성이 부족하며, 주로 유리로 구성된 외관은 에너지 손실과 이득이 매우 크고, 심한 눈부심과 과도한 자연 채광 문제를 일으킬 것입니다(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자연광 분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좋은 박물관은 벽과 다양한 공간, 신중하게 조절된 자연광, 그리고 충분히 조절된 음향이 필요하지만, 이 디자인은 이러한 특성을 전혀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이른바 블랙 박스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극장 공간은 소음 차단을 위해 질량이 있는 벽이 필요하고, 공연 중 관객의 출입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소음 및 빛 차단 장치가 필요합니다. 커튼은 이러한 요구 사항에 대한 해결책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디자인에는 여러 로비 공간, 두 개의 카페, 두 개의 박물관 매장, 그리고 비현실적인 수의 출입문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함께 고려될 때, 디자이너가 박물관 운영의 실용성, 보안 고려 사항, 인건비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음을 나타냅니다.